[영감] 음악가로서 작곡 슬럼프를 극복하는 15가지 방법

원제: 15 ways to overcome writer’s block as a musician

일러스트: George Wylesol

노래를 쓰기 위해 자리에 앉았는데,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단 한 마디의 가사도 떠오르지 않았던 적이 있으신가요?

여러분만 그런 게 아닙니다. 전 세계의 음악 창작자들과 심지어 가장 다작을 하고 뛰어난 아티스트들조차도 정기적으로 작곡 슬럼프와 싸우고 있습니다.

 

사실, 이 슬럼프라는 건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합니다. 노래를 계속해서 쓰다 보면, 영감이 고갈되고 창작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는 순간(어떤 경우에는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과 마주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건, 그런 순간을 이겨내고 창작의 흐름을 다시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와 기술을 갖추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막혔던 창작의 흐름을 다시 열어주고 작곡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15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모든 방법이 모든 음악가에게 효과가 있는 건 아니지만, 하나하나 시도해보신다면 여러분만의 작곡 도구함에 꼭 맞는 해결책 몇 가지는 분명히 찾게 되실 거예요.

 

함께 살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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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쓰기 주제를 활용하기

막막함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선택지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노래의 주제나 방향에 제한이 없다면, 도대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선택하기 어려워지기 마련이죠.

 

이럴 때 글쓰기 주제는 창작의 범위를 좁혀주어 뇌가 특정한 조건 안에서 사고하도록 도와줍니다. 명확한 목표와 그에 이르는 방법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작곡을 시작하기 훨씬 수월해집니다.

 

글쓰기 주제를 시도해보고 싶다면, 구글 검색만으로도 수백 가지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꼭 작곡용 주제가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글쓰기 주제들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2. 랜덤 단어 생성기를 활용하기

작사가라면 자신에게 제한을 주고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는 또 다른 좋은 방법은 랜덤 단어 생성기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온라인에서 하나를 찾아 세 개의 랜덤 단어를 뽑아보세요. 그리고 그 세 단어를 모두 포함하는 노래를 써보는 겁니다. 다소 도전적인 작업일 수 있지만 충분히 해볼 만하며, 고정된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어요!

3. 타이머를 설정해보기

창의력을 자극하고 창작 과정을 시작하는 또 다른 방법은 시간 제한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타이머를 30분 또는 1시간으로 맞추고, 알람이 울릴 때까지 얼마나 많이 쓸 수 있는지 시도해보세요. 이때 완성도는 신경 쓰지 마시고, 가능한 한 많은 분량을 쓰는 데 집중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몇 줄의 훌륭한 가사나 확장 가능한 아이디어가 남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희도 이 아이디어를 활용해 몇 가지 '스피드런'을 진행해봤습니다. 특정 장르나 스타일로 10분 안에 비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도전한 것이죠. 아래에서 그 예시를 확인해보시고, 나머지도 함께 살펴보세요.

4. 초안을 작성해보기

작곡 슬럼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완벽주의입니다. 뭔가 뛰어난 결과물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오히려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멈춰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초안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보세요. 기준이나 기대는 모두 내려놓고, 나중에 수정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냥 써보는 겁니다. 단어나 문장, 심지어는 전체 구절을 건너뛰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해보세요. 나중에 라임을 넣을 부분엔 “TBD”라고 적어두고, 한 문장을 여러 버전으로 써본 뒤 가장 마음에 드는 걸 나중에 고르면 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으면, 창의력은 훨씬 더 자연스럽게 흐르기 시작합니다.

5. 재미있는 노래를 써보기

초안 작성 방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처음부터 진지하게 완성할 생각이 없는 노래를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유쾌한 노래, 지나치게 유치한 노래, 혹은 누가 봐도 엉망인 노래를 일부러 써보는 거예요.

 

일부러 못 쓰는 걸 목표로 해보세요. 이 방법의 목적은 최고의 가사를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부담이나 기대 없이 글쓰기 과정을 시작하는 데 있습니다. 일단 흐름을 타기 시작하면, 그다음에는 실제로 쓸만한 곡으로 방향을 바꿀 수도 있게 됩니다.

6. 예전에 썼던 곡을 다시 살펴보기

대부분의 작곡가들은 작곡 과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눕니다. 바로 ‘쓰기’와 ‘편집’입니다. 이 말은 즉, 새로운 곡이 떠오르지 않을 때라도 예전에 써둔 초안을 꺼내어 다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작업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비어 있는 부분을 채워보거나, 기존 가사를 조금 더 인상 깊게 다듬는 작업은 글쓰기 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창작의 흐름을 다시 되살리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리듬을 되찾은 후에는 새로운 곡을 쓸 동력도 자연스럽게 생기게 됩니다.

7. 라임 없이 노래를 써보기

작사에서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 중 하나는, 가사를 진부하거나 유치하지 않게 만들면서도 자연스럽게 라임을 맞추는 일입니다. 이 과정이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지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쓰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죠.

 

이럴 땐 라임에 대한 부담을 과감히 내려놓아보세요. 각 줄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될 때, 오히려 가사가 훨씬 더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사실 가장 유명한 노래들 중에서도 라임이 전혀 없는 곡, 혹은 라임이 너무 느슨해서 거의 티 나지 않는 곡들도 꽤 많습니다.

8. 시나 산문을 써보기

작곡 슬럼프를 겪고 있을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결국 글을 쓰는 것입니다. 하지만 작곡가라고 해서 꼭 노래만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잠시 작곡에서 벗어나 시나 산문을 써보세요. 여기에는 규칙이 거의 없기 때문에 특정한 리듬이나 곡의 구조를 맞출 필요 없이, 훨씬 자유롭게 창의력을 펼칠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노래 아이디어는 떠올랐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그것을 자유시나 짧은 이야기처럼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일단 생각을 글로 옮기고 나면, 나중에 그것을 노래의 형태로 발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글을 쓰는 그 자체만으로도 창작의 흐름이 살아나고, 다른 무언가를 시작할 동력이 생기게 됩니다.

9. 일기를 써보기

노래나 시, 이야기의 아이디어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시선을 안으로 돌려 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타이머를 15분 정도 맞춰두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멈추지 말고 그대로 써내려가는 ‘자유 글쓰기’ 방식을 시도해보거나, 온라인에서 흥미로운 일기 주제를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일기를 쓰다 보면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생각이나 감정을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는 새로운 노래 아이디어나 가사의 한 구절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죠. 무엇보다 일기는 글쓰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동시에, 자기 돌봄의 일환으로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10. 영감을 받아보기

일기를 통해 내면에서 영감을 찾을 수 있다면, 외부 세계에서 영감을 얻는 방법도 있습니다. 억지로 쓰려고 애쓰기보다는 잠시 쉬어가며 창작 에너지를 다시 채워보세요.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친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심지어 낮잠을 자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어요. 꿈에서 본 무언가가 노래의 소재가 될지도 모릅니다.

11. 음악을 들어보기

음악가에게 최고의 영감 원천 중 하나는 역시 다른 음악입니다. 다른 아티스트의 곡을 그대로 따라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음악을 출발점 삼아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그냥 한 곡을 들어보면서 어떤 이미지나 느낌이 떠오르는지 살펴보세요. 일부 작곡가들은 음악을 아주 작게 틀어두고, 일부러 가사를 잘못 듣거나 오해하면서 자신만의 해석을 끌어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잘못 들은 말들이 오히려 자신이 써야 할 이야기의 단서가 되기도 하죠. 어떤 이들은 아예 두 곡을 동시에 재생하면서 의도적으로 혼란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반대로, 음악에 온전히 집중해서 듣는 ‘능동적 감상’도 좋은 방법입니다. 한 곡에 집중하며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지 분석해보는 거죠. 이 방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법은 아래 가이드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Active Listening: Definition, Tips, & How to Use it for Your Music - Blog | Splice

12. 환경을 바꿔보기

항상 같은 장소에서 글을 쓰는 것은 습관을 만들고 뇌를 작곡 모드로 전환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 익숙한 공간에서 슬럼프가 찾아왔다면, 분위기를 바꿔보는 것이 좋은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집에서 쓰던 것을 잠시 멈추고, 공원이나 카페 같은 다른 장소로 나가보세요. 평소에 불을 켜고 썼다면 불을 약간 어둡게 하거나 촛불을 켜고 써보는 것도 색다른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백색소음을 틀어보거나, 향기 테라피를 활용해서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13. 작업 방식을 바꿔보기

작곡가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익숙한 작업 방식이 있을 겁니다. 가사부터 쓰고 멜로디를 나중에 붙인다든지, 아니면 멜로디를 먼저 만들고 가사를 나중에 쓰는 식이죠. 어떤 방식이든 간에, 그와 반대로 해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예상하지 못한 멋진 결과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14. 음악부터 시작해보기

보통 가사와 멜로디를 먼저 쓰고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나중에 만드는 편이라면, 이번에는 그 과정을 바꿔 음악부터 시작해보세요. 악기를 직접 연주해보거나, DAW 사용에 익숙하다면 간단한 비트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DAW에 아직 익숙하지 않거나 당장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Create 같은 툴을 활용해 Stacks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Create에는 오디오 업로드 기능도 있어서, 이미 떠오른 멜로디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 파일을 업로드해 그에 어울리는 Stacks를 자동으로 생성할 수도 있습니다. 이 기능은 곡의 프로덕션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거나, 추가적인 가사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Create Mode Now Supports Audio Uploads - Blog | Splice

15. 공동 작곡을 시도해보기

마지막으로, 작곡 슬럼프를 확실히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다른 뮤지션과 함께 공동 작곡을 해보는 것입니다.

 

파트너나 팀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일종의 안전망과도 같습니다. 막히는 순간이 와도 누군가가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고, 반대로 그들이 막혔을 때는 여러분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서로의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번갈아 아이디어를 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는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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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 슬럼프, 이제 극복할 시간입니다.

앞서 소개한 15가지 팁을 관통하는 하나의 공통된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슬럼프를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은 계속해서 글을 쓰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무엇을 쓰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노래들이 세상에 공개될 필요도 없고, 심지어 반드시 노래일 필요조차 없습니다. 중요한 건 정기적으로 자리에 앉아 무언가, 그게 무엇이든 글을 써나가며 그 흐름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작곡을 쉬는 동안에는 주변 세계에서 영감을 찾아보세요. 새로운 장소에 가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색다른 경험을 해보며 다른 예술작품을 접해보는 겁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 바로 기록할 수 있도록 노트북이나 휴대폰 메모 앱을 늘 곁에 두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글을 쓰고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마련해두면, 작곡 슬럼프는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닐 겁니다. 혹시 슬럼프가 다시 찾아오더라도, 이제는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몇 가지 비밀 무기를 갖추고 있으니까요!